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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스의 원류 찾아가는 탐사 다큐

 한국 대중음악에서 후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신촌블루스’와 리더 이정선, 한국 최고의 여성 보컬리스트 한영애, 이름 그 자체가 이미 레전드가 되어 버린 김현식.     결성 60년의 역사상 최장수 록밴드 롤링스톤스, 당대 최고의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 그래미상 18회 수상 경력의 에릭 클랩튼, 60년대 말 히피문화의 대명사 제니스 조플린.     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가수들인 이들에게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모두가 블루스 음악에 심취하여 음악을 시작했고 전성기를 거쳐 음악활동을 하던 시기 내내 블루스를 떠나지 않았던 아티스트들이라는 점이다.     블루스는 재즈와 사촌지간이다. 날것에 가까운 블루스에 좀 더 음악적 요소와 형식적 세련미가 가미된 장르가 재즈라고나 할까. 두 음악 모두 미시시피, 뉴올리언즈 일대의 사탕수수 밭에서 일하던 흑인 노예들의 억눌린 감정을, 그들이 아프리카로부터 가져온 리듬에 맞춰 노래하기 시작했던 것이 태동의 동기이다.     ‘딥 블루스’(Deep Blues: A Musical Pilgrimage to the Crossroads)는 미시시피 델타에 남아 있는 블루스 원류의 흔적들을 찾아가는 탐사 다큐멘터리다. 델타 블루스, 컨츄리 블루스가 최초로 시작됐던 지역들을 순례하며 아직도 오리지널에 가까운 음악을 구사하는 블루스의 원조들의 음악을 들으며 그들과 심층있는 대화를 나눈다.     흥미로운 건, 블루스의 고향인 미국보다 영국의 뮤지션들이 블루스에 더 심취해 있었다션 사실이다. 레드 제플린, 애니멀스, 제프 벡, 크림 등으로 대표되는 60년대 후반 ‘브리티쉬 록’ 역시도 블루스가 기반이 되어 일어난 현상이었다.     공교롭게도 다큐를 제작한 사람들도 영국인들이다. 80년대의 팝듀오 ‘유리스믹스’(Eurythmics)의 남성 멤버 데이비드 스튜어트가 제작비를 후원했고 대중들에게는 ‘Addicted to Love’, ‘Bad Case of Loving You’ 등의 노래로 알려진 로버트 팔머가 다큐 제작의 주요 멤버로 참여했다. 팔머는 뮤지션이면서 음악에 관한 저술 활동을 병행했던 평론가이기도 했다.     1991년 발표됐던 DVD가 이번에 4K DVD로 다시 출시되면서 뉴욕에서 재개봉에 들어갔고 버츄얼 시네마를 통해 다시 대중에 소개된다.      

2021-10-15

허구와 풍자 뒤섞인 북한 다큐멘터리

 ‘주체사상’은 제목이 주는 선입견 때문에 선뜻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통치 체계와 이념에 관한 영화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다큐멘터리 작가 짐 핀(Jim Finn)의 ‘주체사상’은 북한을 소재로 한 ‘실험영화’, 혹은 ‘다큐픽션’(docu-fiction)으로 구분하는 게 적절하다.     2008년에 발표된 ‘주체사상’은 사실적 기록들을 활용한 다큐멘터리적 요소와 작가의 상상력이 혼합되어 창작된, 실험성이 매우 강한 작품이다. 허구의 상황을 실제처럼 연출한 모큐멘터리(mocu-mentary), 사실을 기록하려는 다큐멘터리, 그리고 풍자가 가득한 코미디가 한데 어우러져 있다. 공산주의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온 핀 감독의, 공산주의를 소재로 한 세 번째 작품이다.     핀 감독은 김정일이 영화광이었다는 사실과 1978년 신상옥 감독의 납북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 이 작품을 구상했다. 북한의 실상을 담은 영상 자료들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 영화에는 훈련과정이 혹독하기로 유명한 북한의 매스게임과 북한에서 제작된 TV 드라마도 일부 소개된다.     핀 감독은 김정일이 1973년 저술한 논문 ‘영화예술론(Film Art Theory on the Art of Cinema)’을 탐독하고 제작에 임했다. 김정일이 논문에서 기술한 소위 ‘주체 영화’의 흔적들을 통해 북한의 체제가 다른 기존의 사회주의와 다르다는 것을, 영화와 예술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조명한다.     영화에는 재일동포 비디오 아티스트 윤정이 등장한다. 그녀는 ‘주체영화’ 스타일로 영화를 만들기 위해 북한에 와 있다. 불가리아 작가가 그녀와 지속적으로 인터뷰를 한다. 그리고 윤정이 평양을 배경으로 만든 SF영화의 클립들이 곳곳에서 소개된다.       윤정은 김정일이 북한의 영화를 발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단행한 ‘신상옥 납치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허구적 인물이다.     서구의 작가가 북한의 주체사상과 김정일의 ‘주체영화’에 관심을 보이고 이런 실험성 짙은 영화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의아하다. 핀 감독은 이 작품을 한국에 소개하기 위해 여러 차례 한국 영화제의 주최자들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초청을 받지 못했다.     주체사상과 유머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체이다. 핀 감독은 주체사상을 장황하게 늘어놓지 않으면서 넘쳐 흐르는 유머로 북한의 실상을 묘사한다. 도발의 주체는 핀의 작가적 상상력이다. 이 때문에 일부 영화 사이트들은 이 영화를 ‘코미디’로 분류하고 있다.    

2021-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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